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란 말은 진리로 보입니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매 순간 선택을 하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부 반사신경이라는 것이 있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선택의 틈입을 주지 않고 내 몸의 일부가 움직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극히 일부일 따름이고 대부분은 우리의 선택에 따라 태도나 행동이 결정됩니다. 인생의 중요한 선택이라고 하는 결혼이나 직업 선택은 물론 쉬운 예의 대명사처럼 드는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와 같은 사소한 선택은 우리 삶에 무수히 많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이 보다 더 의식하지 못하는 선택들은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예를 들면 지금 이 순간 눈을 들어 창 밖을 내다볼까 아니면 모니터를 응시할까 등의 사소한 행동들 역시 모두 선택의 결과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명제는 확실히 참된 명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선택에는 늘 그것과 더불어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결과입니다. 결과가 없는 선택은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결과를 위해 선택을 한다는 말이 맞을 것입니다. 선택을 하는 것은 결국 결과, 그것도 우리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이라는 얘기입니다. 선택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결과가 우리가 원하는 혹은 기대하는 것이냐에 따라 우리의 선택이 잘된 것이냐 잘못된 것이냐를 판단합니다. 결국 원하거나 기대하는 결과가 선택의 핵심이랄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결과를 직접 맞닥뜨리기 전에는 우리가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리 온다는 것이죠. 그래서 선택이 어렵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할 수 없이 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 세상의 모든 선택은 세 가지 영역에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우리가 한 선택이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영역입니다. 이를 control 영역이라고 합니다. 이 영역에서의 결과는 우리가 한 선택에 따라 즉각적이고 집적적으로 달라집니다. 자신의 존재감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영역을 넓히려고 노력합니다, 이 영역을 넓히는 것이 바로 권력 쟁취의 과정입니다. 권력을 가진다는 것은 그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상당부분 폭넓게 그리고 깊숙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권력을 꿈꾸는 것은 control 영역을 넓히려는 욕망이고 이는 곧 자기 존재감을 느끼는 가장 기본적인 시작이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이면 누구나 권력을 추구하는 것을 잘못이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자기 존재감을 느끼려는 것은 인간의 본성과 같은 것이니까요. 암튼 선택의 첫 번째 영역은 이 Control 영역입니다.
두 번째는 Influence 영역입니다. 이 영역은 우리가 선택을 해도 결과에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한계가 있는 영역입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회를 이루어 살고 있는 근본적인 역할을 하는 영역이랄 수가 있습니다. 혼자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기 어려운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는 영역이 바로 이 influence 영역인 것입니다.
마지막은 우리 스스로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도 그 결과에 대해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이를 gravity 영역이라고 합니다. 중력과 같다는 것이죠. 우리 자신이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고 중력의 크기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주어진 것이라는 것이죠. 흔히 우리가 운이라고 일반적으로 말하는 부분이 아마 이 gravity 영역에 가까운 영역이 아닌가 합니다.
어쨌거나 인생의 연속이라는 선택은 이 세 가지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확실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이 세 가지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세 가지 영역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떤 이는 성공을 하고 어떤 이는 실패를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 차이는 바로 선택에 직면할 때 어떤 관점을 우선적으로 보고 행동으로 옮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선택을 해야 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Control 영역부터 들여다 봅니다. 우리 스스로 행동을 해서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를 먼저 헤아리고 행동한다는 것이죠. 반면 실패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선택에 직면해서 gravity나 influence 영역을 우선적으로 보고 핑계를 대거나 의지를 합니다. 선택이 가져다 줄 결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거나 선택이 두렵기 때문이지요. 별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느낄지도 모르겠으나 이 차이가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고 합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니까요.
최근 국방의 의무를 회피했다는 이유로 우리 나라에 입국이 허용되지 않았던 한 연예인이 13년 만에 해명이라는 것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한 해명(변명에 가깝지만)이 실로 실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자신의 모든 과거의 중요한 선택에서 그는 없었기 때입니다. 모든 선택을 가족이나 회사 사람들, 혹은 당시 기자들이 했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입국 거부된 우리 나라에 들어오겠다는 자신의 선택을 강력하게 피력을 했습니다. 과거의 선택은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면서 지금은 자신이 하고 있다는 이 모순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평범하게 사는 우리에게 이 연예인의 얘기는 대수롭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을 보면서 우리는 과연 우리 자녀를 어떤 관점으로 가르치고 있느냐는 한 번쯤 되돌아 보면 좋겠습니다. 우리 자녀는 선택에서 혹은 결과에서 자신은 없고 오로지 부모나 선생님 혹은 다른 사람만 존재하게 하거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