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사전적 의미는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 혹은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 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물질이나 사상 모두에 적용할 수 있지만 모두 해악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적당함의 도를 넘어 탐닉함으로써 육체 혹은 정신에 나쁜 영향을 줄 때 중독되었다고 말합니다. 중독이 주는 해악은 단순히 대상 자체에 대한 지나침에서 국한되지 않습니다. 중독 대상에는 금전적, 시간적, 정신적 자원들을 몽땅 허비하면서 인생에 꼭 필요한 곳에는 자원을 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오는 해악이 더 큽니다.
바람직한 혹은 성공적인 삶은 기본적으로 금전적, 시간적, 정신적 자원들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자원들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한정된 자원을 바람직한 혹은 성공적인 삶을 위한 곳에 써야 합니다. 그런데 중독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인생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이죠.
그런데 중독이라고 하면 보통은 일부 비정상적인 사람들에게만 발생하는 예외적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술, 담배 혹은 도박과 같은 성인들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국한하여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비용이 일부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 전문매체인 '월스트리트 치트 시트(Wall st. Cheat Sheet)'는 이러한 조금은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 중독에 따른 연관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중독 4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 바 있습니다.
<◆쇼핑 중독=재정적 혹은 다른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쇼핑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쇼핑 중독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인 6%가 쇼핑 중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카드를 최대한도까지 긁고, 한번 쇼핑을 가면 수천달러를 쓰고, 필요하지도 않은 물품을 사서 막대한 비용을 낭비하기도 한다.
◆게임 중독=앱이나 컴퓨터 등으로 일주일에 몇 시간 정도 게임을 즐기는 것은 중독 상태로 볼 수 없다. 하지만 게임하는 시간이 엄청나게 증가하거나 다른 일을 할 때에도 게임 생각을 하거나 현실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게임을 하거나, 게임을 하지 못할 때 초조해진다면 게임 중독으로 볼 수 있다.
◆에너지 드링크 중독=미국에서는 12~17세 사이의 청소년 31%가 에너지 드링크를 소비하고 있다. 18~24세까지의 성인의 경우 34%가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에너지 드링크를 정기적으로 마시며 일부는 하루에 3개 이상 과잉으로 마시기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 드링크 중독은 불면증, 편두통, 발작, 심장 질환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인터넷 중독=인터넷 중독에 빠지면 인터넷을 할 때는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황홀경에 빠지며, 자신을 스스로 고립시키고, 책임을 소홀히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불면증이나 척추 질환, 두통, 수근관(손목굴) 증후군 등의 질환에 걸리기 쉽다. 인터넷 중독은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한다는 게 비용 측면에서도 가장 큰 손실이다.>
비록 미국의 사례이지만 흘러 지나치기에는 생각할 부분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단순히 비용적인 측면으로만 국한하여 볼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시간적 정신적 몰입의 대상이 바람직하지 않고 그에 따라 진정으로 필요한 곳에 자원을 할애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해악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이 네 가지의 중독 중에서 세 가지는 우리 자녀도 빠져들 수 있는 중독이라는 것에 중요성이 있습니다. 게임, 에너지 드링크, 인터넷은 우리 자녀가 쉽게 탐닉할 수 있는 중독들입니다. 그리고 그 중독의 잠재성도 예외적인 몇몇의 비정상적 청소년에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쉽게 중독될 수 있다는 폭발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우리 자녀의 중독 여부도 항상 체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이러한 중독의 원인으로서의 부모의 역할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의 중독은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바람직하게 형성되지 않으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부모와 청소년이 얼마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느냐에 따라 중독에 빠질 위험이 좌우된다는 것이죠. 따라서 자녀가 중독이 되었거나 중독의 위험에 놓여있다고 한다면 그들의 행위를 일방적으로 꾸짖고 엄단하기 이전에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가 바람직한 모습인지를 먼저 헤아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독은 그 당사자만의 해악적인 삶으로 국한되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주위의 가족에게까지 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특히 청소년의 중독은 그 청소년의 장차 삶에 대한 희망이 줄어든다는 미래적인 관점 이전에 현재 그를 둘러싼 다른 가족, 특히 부모의 고민과 스트레스, 그리고 그로 인한 부모 삶의 피폐를 가져올 확률이 매우 높은 위험한 상황입니다. 수시로 체크하여 자녀가 중독의 소지가 있으면 피상적인 응대가 아닌 근본적인 원인으로서 자녀와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들여다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