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각자는 교실에서 앉고 싶은 특정 자리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과 목적 혹은 다른 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특정 자리를 선호 하거나 피합니다. 개인적으로 차지하고 싶거나 피하고 싶은 자리가 중복되지 않으면 자리 배치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이상적인 모습일 따름입니다. 실제로는 개인별로 차지하거나 피하고 싶은 자리들이 중복됩니다. 따라서 만약 그들 스스로 원하는 자리에 앉도록 방임한다면 적지 않은 갈등이 초래될 것입니다.
특정 건에 대해 많은 사람이 원할 때, 즉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때는 해당 수요에 대한 이상적인 과열이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합니다. 어차피 관련된 전부가 100% 만족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합리적인 기준을 근거로 형평을 전제로 한 납득성을 추구하면 될 것입니다. 개인 모두가 100% 만족을 얻을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에서 배경을 수긍하고 결정의 합리적인 기준을 받아들이면 된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 합리적인 기준을 받아들이는 납득성은 결정 과정에 참여가 전제가 됩니다. 기준 결정 과정에 참여를 해야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죠. 그래서 자리배치의 기준을 정할 때 학생들과 협의하였습니다. 모두가 원하는 자리를 앉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어떤 기준으로 자리를 순환시켜야 하는지를 스스로 결정하게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기준에 따라 그 동안 매주 자리를 조정하여 왔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들이 결정한 기준을 납득하고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여학생 한 명은 계속해서 이에 대한 불만을 제기합니다. 불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바꿀 때면 어떻게 바뀌는지 자신은 어디에 앉게 되는지 미리 와서 따져 묻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특정한 자리에 앉게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럴 수도 있어 이유를 물어보면 이런 저런 이유를 대지만 합당한 이유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매주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앉게 해달라고 보챕니다. 말할 수 없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치고 그 학생을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앉게 하면 모든 자리 배정이 틀어지게 됩니다. 스스로들이 정한 기준이 준수가 되지 않는 것이지요. 물론 매번 올 때마다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고 기준에 대한 준수도 강조합니다. 그럼에도 그렇습니다.
이 지면을 통해 자주 언급하는 것이지만 학교는 지식만을 배우는 곳이 아닙니다.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곳입니다. 절대자유가 아니라 상대자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하는 곳이지요.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준이 있어야 하고, 그 기준들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곳입니다. 미래 완전한 인격체가 되어 성숙한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기준을 스스로 만들어 보는 경험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학교가 가진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가 가진 이러한 중요한 기능과 역할에도 불구하고 자신만 예외로 해달라고 부단히 요구하는 학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충분한 설명을 해도 매번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은 어떤 의도일까요? 그리고 이런 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응대를 해야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