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대하다 보면 한계를 명확히 긋는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여러번 경험하게 된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아이의 가슴에 상처는 남기지 말아야지 지금껏 다짐하였지만...아이들은 선명하게 가슴에 큰 획을 그어 버릴 때가 있다... 이번 것도 크게 골이 패일 듯 싶다..ㅋㅋ
예전의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서로 밀지를 주고 받다 샘한테 걸리는 일이 있었다..그 때는 참 아날로그틱했지 싶다...직접 페이퍼에 끄적거리고 지우고 하면서 샘 몰래 주고 받았던 추억 쯤은 누구에게나 한 두번 책갈피의 낙엽처럼 추억 속에 고이 접혀 있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multi media 에 익숙한지라 모바일이나 온라인 상의 형체없는 페이퍼에 감정의 밀지를 만든다. 예전의 쪽지가 주고 받는 두 사람만의 교환이었다면, 지금의 카스나 떼톡, 반톡은 다수라는 괴물적인 힘을 얻는다. 더 이상 둘만의 밀지가 아닌 반 공개적인 게시판의 성격을 띄었다고나 할까?
새로운 학년을 맡고, 수업에 설레임으로 들어간지 딱 1주일이던 어느 날...작년에 가르쳤던 학생이 내가 지금 막 새로이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 두 녀석을 데리고 내려왔다. 선배 입장에서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데리고 왔다며.. 이유인즉, 요녀석들이 새 영어샘인 나에 대해 카스에 이러쿵 저러쿵 했던 모양이다. 내용이 선배들이 보기에도 그랬던지 그 내용을 보게 된 몇 몇 선배들이 이건 아니다 싶어 내게 잘못함을 사과하게 하고자 데리고 온 것인데, ㅜㅜ
머리가 띵하고...하애졌다..." 이건 모지?..." 어케 해야할꼬?"...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고 좋아하고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그게 입으로, 글로 형체화되어서 화살처럼 가슴 한 켠에 깊은 골을 만들어 내면 더 이상 본인 혼자만의 것은 아닌 것인데...이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혹 순수한 가름침이 아닌 보복성 화풀이로 비쳐지는 것은 아닐지..여러갈래 생각이 교차했다..
사실 화가 나서라기 보단...어떻게 이 애들에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시간이 필요해서 내일 다시 오라고 했다. 새학기부터 이 녀석들이 내게 큰 숙제를 주는군...휴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