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종편 채널에서 나온 얘기입니다.
아내가 하는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얘기를 남편은 죽어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는군요.
1. 나, 머리 기를까? 자를까?
2. 나 어제보다 살찐 것 같지?
3. 나도 성형수술 할까?
단순히 단어의 조합이 말이라고 하면 이 세 가지를 ‘말’로써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내들은 이 말들을 남편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니 외양으로 드러난 단어의 조합이 말의 전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내가 물어보는 아내 스스로의 변화에 대한 이와 같은 질문들은 남편의 즉각적인 답을 기대하는 질문이 아닌거죠. 남편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고, 그러기 위한 전제로 아내 자신의 존재를 남편이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입니다. 변화하지 않아도 혹은 변화를 해도 그 존재만으로 사랑받는 아내라는 사실에 대한 확인을 질문으로 하는 것이죠.
머리를 기를까? 자를까? 두 개의 대안에서의 선택적인 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머리를 해도 이 세상 최고로 아름다운 사람이 아내라는 확인을 듣고 싶은 것입니다. 어제보다 살찐 것 같지?라는 질문에 긍정과 부정 둘 중의 하나로 돌아오는 표피적인 대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남편의 눈에는 변하지 않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것은 확인 하고 싶은 것입니다. 성형수술 할까? 역시 동의 여부가 아니라 지금 그대로의 모습이 최고다라는 진솔한 얘기를 확인하고 싶은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학에서 흔히 얘기하는 메라비안 법칙이 아내가 남편에게 하는 대화에 너무나 딱 들어 맞는 것 같습니다. 대화에서 말이 차지하는 비율은 겨우 7%에 불과하고, 목소리가 38%, 신체적 생리적 표현이 55%라는 법칙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