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평생을 통해 학습합니다. 삶의 수준을 높이고 본연의 존재 목적을 실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자 종(種)의 존속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녀를 낳으면 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서 자녀를 학습시킵니다. 다른 것은 모두 포기해도 자녀를 학습시키는 일은 절대 소홀하지 않습니다. 굶는 한이 있더라도 가족의 생계가 달린 전답과 소를 팔아 자녀를 학교에 보내왔습니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서는 아무도 모르는 전혀 새로운 곳으로 이사도 마다하지 않고,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의 생고생도 기꺼이 감수합니다. 심지어 가족의 근원인 부부의 관계보다 자녀의 학습을 우선시하여 기러기 가족이 되기도 합니다. 학습은 우리가 자녀에게 해야 할 가장 큰 의무이자 책임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열정과 몰입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원하는, 아니 사회가 원하는 성숙한 인재로 학습을 제대로 했다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학습 과정에서 자녀가 얼마나 적응하고 노력했는가, 자녀에 맞는 학습 환경을 제대로 적응했는가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학습의 근본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대부분의 우리들은 학습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진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학교를 선택하거나 학교생활에 대해서는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근본적인 학습은 사회학습(social learning)입니다. 사회학습은 주위의 사람들이 갖는 태도나 행동을 통해 배우는 것을 말합니다. 다른 사람의 태도나 행동 그리고 그 태도나 행동을 하게 된 환경을 관찰하고, 그러한 환경이 되면 이전에 관찰했던 태도나 행동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을 말합니다. 학교에서의 지식과 정보를 배우기 전에 체득하는 것이 사회학습인 것입니다.
이 사회학습이 중요한 이유는 사회학습을 통해 배운 것에 따라 이후 학교에서의 태도와 행동이 결정된다는데 있습니다. 학교에서의 학습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사회학습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훌륭한 사회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얻는 주된 장(場)은 학교이지만 학교에서의 학습에 대한 태도와 행동은 사회학습을 통해 형성된다는 것이죠. 우리가 그렇게 신경을 쓰는 우리 자녀의 학교에서의 학습 태도와 행동이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사회학습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회학습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누구일까요? 바로 부모님입니다. 우리 자녀들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 그리고 가장 강력하게 배우는 사회학습의 대상이 부모님입니다. 부모님이 특정 환경에서 어떤 태도와 행동을 하느냐를 관찰하고 모방하여 자신의 태도와 행동으로 체화하는 것입니다. 즉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학습은 부모님을 통한 사회학습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우리 자녀에 대한 학습에 공을 들이기 이전에 부모님이 주는 사회학습을 먼저 생각하고 본보기를 보여 주셔야 합니다. 사회학습이 제대로 된다면 이후 학교에서의 학습에 대한 태도는 어렵지 않게 형성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