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강한 독립욕구의 발현입니다.
이전에는 부모의 통제 하에서 의존적인 개체로서 생활을 하여도 별다른 반발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춘기가 되면 독립적인 개체로서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드러납니다. 이는 인간이 가진 아주 자연스러운 본성과 같은 사회적 동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자녀가 아직도 어리게만 보입니다. 독립을 주창할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통 이 시기를 이렇게 표현하기도 합니다. ‘자녀는 본인들 생각보다 다섯 살 어리고, 부모의 생각보다 다섯 살 많다’ 라고 말이죠. 자녀의 입장에서 보면 더 성장한 것 같은데 아니고,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생각 보다 더 많이 성장해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시기는 자녀들에게는 자아형성의 탐색기로 부모와 가족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심리가 작용합니다. 가족보다는 또래 집단에 귀속되는 것을 더 선호하고 이성교제도 그 중 하나의 출구로 선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성숙되지 않은 자아 탐구는 늘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을 안고 있어 정서적으로 초조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불안과 초조는 이유없는 반항과 욕구불만을 표출함으로써 균형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욕구불만의 대상은 주로 기성세대에 대한 부정으로 나타납니다. 자신들의 독립욕구를 기성세대가 가로막고 있다는 외적귀인효과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 시기에 자녀들은 부모를 포함한 어른 세계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는, 부모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되는 무모한 태도와 행동을 자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기억나지 않겠지만 부모님들도 이미 겪었던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자녀가 이전과 다른 행동을 하거나 기대에 어긋난 모습을 보일 때 우선 그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인식이 그래서 필요합니다. 그리고 자녀를 과거와 같은 통제하에 놓인 의존적인 존재로 보는 시각을 빨리 거두어야 합니다. 오히려 이 시기에 정상적으로 독립적인 객체로 성장하지 않으면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떨어지는 만큼 독립적인 개체로의 이행을 도와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비록 부모님의 시각으로는 여전히 어린애로 보일 수 가 있겠지만.
그러므로 이 시기에 자녀와 관계를 위한 첫 번째는 통제 일방의 관계가 아니라 독립적인 객체로 인정하려는 노력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독립적인 대화 상대로 인정할 때 시작의 문이 열립니다. 일방적인 강요가 아니라, 지시를 따르기만 하는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독립된 객체로 인정하고 그 인정을 바탕으로 서로의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꾸중을 하실 것이 아니라 그들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는 것이 독립성을 키우는 첫 번째 단계라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