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방송의 ‘동치미’라는 프로스램에 나왔던 얘기입니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봄을 많이 탄다고 하는 것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여자들이 유독 봄을 탄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다음과 같은 때 봄을 탄다고 느낀다고 하네요.
먼저 가족들이 옆에 있어도 외로울 때, 두번째는 여행가고 싶을 때, 세번째는 거울 속에 비친 내 자신을 보고 초라하다고 느껴질 때, 그리고 마지막으로 쇼핑을 하고 싶은 욕구가 걷잡을 수가 없을 때라고 하네요.
그런데 이렇게 봄을 타는 각각의 경위 한 꺼풀 들어가면 그 이유가 나름 존재한다고 하네요. 먼저 가족들이 있어도 외롭다고 느낀다는 것은 스스로 존재에 대한 인식 때문이라네요.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헌신하며 살면서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봄날 어느 순간 나는 누구인가, 내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여행가고 싶은 경우에는 겨우내 위축되었던 기가 그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소위 자연의 모든 생물이 소생한다는 봄철, 자연의 최정점에 있는 인간인 나도 그 소생의 하나로서의 기를 받는다는 것이지요.
거울 속의 내가 초라해 보이는 것은 삶에 대한 강력한 욕망 대비 현실의 차이에서 오는 감정이라죠. 자연은 반복하여 그 푸르른 젊음을 생동감있게 보여주고 있지만 나는 계절의 순환과 달리 노년만을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지요. 나도 순환하는 자연처럼 다시 젊음을 찾고 싶은 욕망의 다른 모습이랄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쇼핑 욕구는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보상적인 행동이랄 수 있습니다. 신체는 젊음으로 순환되지 않지만 몸에 걸치는 옷과 액세서리를 통해 변화를 주겠다는 욕구인 거죠. 젊어지는 자연과 같은 색깔의 무엇인가를 취득함으로써 간접적이나마 내가 아직 젊다는 인식을 얻고 싶은 겁니다.
이렇게 여자들이 유독 봄을 타는 것에 대해 해당 프로그램의 패널 중의 한 전문가는 좋은 현상이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봄은 양기가 올라오는 시기로 음양의 조화를 볼 때 에너지가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에 비해 외부 변화에 민감한 여자들은 늘어난 일조량과 기온변화로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변화가 생기고 움츠려있던 근육이 이완되면 신체적인 변화도 느끼게 되지만 변하지 않은 자신의 현실 때문에 외롭고 초라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정상적인 모습이라는 거죠.
따라서 무엇보다 봄을 타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그런 나는 아주 정상적인 사람이라는 인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