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들이 드라마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드라마에 나오는 잘생긴 남자배우 때문일까요? 배우들이 치장하고 나온 옷가지며 백이며 액서사리 등을 보며 유행의 트랜드를 알고 싶기 때문일까요?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내들이 드라마에 빠지는 근본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을까요?
그것은 바로 드라마 속 스토리와 그 등장인물에 대한 감정이입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특정 주인공의 관점을 자신의 관점으로 동일시하여 등장인물들이 겪는 갈등을 마치 자신이 겪는 것처럼 간접 체험하는 이른바 감정이입(Empathy)을 하기 때문이라는 거죠. 드라마의 주인공이 처한 환경과 그 주인공이 겪는 일에 자신을 투영하는 것입니다. 등장인물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사람들로 받는 대우, 그(녀)가 행동으로 보여주는 가치관, 처한 환경, 위기, 고민, 고통, 가치, 신념 등에 자신을 반영하고 그 등장인물의 슬픔과 기쁨을 함께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감정이입된 주인공의 슬픔을 온 몸으로 느끼며, 그에게 아픔을 가져다 준 배역에 분노를 느낍니다. 적어도 드라마를 시청하는 동안에 우리 아내들은 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됩니다, 현실의 나는 잊어 버리게 됩니다, 아니 어쩌면 탈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아내에게 드라마 시청은 현실의 시름을 잊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로 기능합니다.
이제 남편들은 아내의 드라마 시청을 존중해야 합니다. 아니 오히려 함께 시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매 시간 아내처럼 열광적으로 시청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함께 시청하면서 아내가 드라마의 누구와 감정이입이 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등장인물의 편에 서서 응원도 해주고, 흥분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이 아내가 현실에서 풀고 싶은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 보면 아내는 남편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남편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남편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평소 말하지 않았던 아내의 고민의 일부라도 이해할 수가 있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