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신문의 하나에 기고된 글의 제목입니다. 결혼 두 달 차인 여성 소설가가 얼마 되지 않은 결혼 생활에서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위해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규칙을 만들기도 하지만 이전의 각각의 습관이 규칙이 되어 상호 규칙간 충돌이 빚어진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다음과 같은 글로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부부의 규칙이란 어떤 거창한 신념이나 이상이 아닌, 그대의 안녕을 위해 내가 피곤을 무릅쓰는 양보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결혼 생활을 겨우 이 개월 밖에 하지 않아 시간적으로 보면 풋내기라고 할 수 있지만 생각이나 관점은 결혼생활의 달인의 필(feel)이 느껴집니다. 나와 다른 상대를 만나 시작된 생활에 필요한 새로운 규칙이나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서로의 규칙이 주는 충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위한 양보에서 시작하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는 관점이 결혼생활이 줄 수 있는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나와 다른 누군가와 한 공간, 한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은 어느 일방의 절대적인 자유를 무한정하게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개인이 가진 욕망의 무한함이 결국 충돌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두 사람 이상이 모이는 곳에선 항상 규칙이 존재합니다. 그것이 도덕으로 불리든, 윤리라고 불리든, 법이라고 불리든 - 어떤 것으로 불리든 그 규칙은 존중을 전제로 합니다. 개인이 이전에 가진 규칙과는 다르면서 동시에 그 우위에 서있는 이 규칙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두 사람이 추구하는 새로운 생활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규칙들은 누군가 한 개인의 신념이나 이상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한 양보라고 생각한다면 어렵지 않게 만들고 조정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