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은 어렵다고들 말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본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사회생활이 어려운 근본 원인은 조직의 위계질서에서 오는 갈등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사회생활은 대개 조직에서 이루어지는데 조직은 모두 위계에 의한 상하관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하관계에서 내 위치 보다 높은 상(上)의 직급을 맡고 있는 상사와의 갈등이 내게 가장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그것이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어렵고 힘들게 합니다.
학교도 예외는 아닙니다. 학교도 사회인지라 위계가 존재하고 그 위계가 주는 갈등, 그리고 그것에서 파생된 스트레스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학교는 일반적인 조직과 다른 차이가 있습니다. 그것은 상(上)만 있지 하(下)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조직상으로 보직을 맡고 있는 분들은 상(上)이지만 그 나머지 교사들 간에는 적어도 직급 간의 위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는 상(上)에서만 기인됩니다. 그런데 상(上)이 이 분들로 국한되지 않습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도 상(上)에 속한다는 얘기입니다. 가르침이라는 본질을 감안하면 분명 가르침을 받는 학생은 하(下)일 것 같지만 실제 학교생활을 보면 학생과 학부모님들은 여전히 상(上)의 위치에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평교사로 생활을 한다는 것은 일반 조직에서의 그것보다 훨씬 힘들고 어렵습니다. 하(下)는 없고 상(上)만 존재하는데 그 절대적인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수준과 관점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학교 조직상의 교장, 교감, 보직을 맡은 부장이 한 축의 상(上)이라면, 학생은 또 다른 수준과 관점을 가진 축입니다. 그리고 학부모들은 그들과 다른 성격, 수준, 관점을 가진 또 하나의 상(上)입니다. 숫자도 많고, 성격, 수준, 관점이 모두 제각각인 상(上)의 존재가 이렇게 많으니 학교에서의 사회생활은 정말 어렵고 힘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