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영어공부에 스트레스를 받던 초등 5학년생이 학교 영어시험을 하루 앞두고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정황상 스스로 투신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합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학생은 평소 영어발음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읽기도 어려워하는 등 5학년으로 올라가 새로 정규과목에 포함된 영어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합니다. 뉴스가 전하는 바가 맞다면 죽음까지 생각할 정도로 영어에 괴로워했다는 것인데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것은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을 내재화하는 과정인데 그 수단을 얻는 과정이 궁극의 목적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목적과 수단을 획득하는 과정이 뒤바뀐 비극적인 사건이라는 것이죠. 영어공부도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배우는 수단의 하나입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죠. 수단은 그야말로 수단일 뿐입니다. 획득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고, 시간적인 차이가 개인적으로 다를 수도 있고, 과정 역시 다를 수가 있어 이를 두고 실패다 아니다를 판단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직 이성적으로 아물지 못한 우리 학생들은 그 수단을 목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니 그것들을 정해진 시간 내에 얻지 못하면 그에 따른 스트레스와 중압감을 갖게 되고 심하면 스스로 실패자라는 낙인을 찍어 버리는 것 같습니다. 수단 획득이라는 인식이 아니고 목적으로 바라보니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한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극단적인 판단을 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한다는 것죠.
그런데 문제는 그들의 이러한 인식이 대부분 주위의 과도한 기대와 주문들 때문이라는 거죠. 당해 학생의 밝은 미래를 위해 기대를 갖는 것은 좋지만 과도한 기대와 주문은 성숙하지 못한 이들에게 수단과 목적을 구분하지 못한 정도의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들 학생 누군가는 영어공부를 목적으로 생각하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영어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수단은 개인적인 차이에 따라 획득하는 과정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우리 학생들을 대할 때 이러한 비극적인 뉴스를 듣지 않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