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혼인실태와 가족주기의 변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가정의 이혼이나 별거 사유 중 가장 큰 원인은 ‘경제문제’라고 합니다. 15세 이상 기혼 여성 9,500여 명 중 2012년 이혼이나 별거한 여성 6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라고 하는데요. 경제문제가 26.1%로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어서 ‘배우자의 외도(24.1%)’와 ‘성격차이(22.2%)’가 뒤를 이었다고 하네요. 이는 지난 2009년 같은 내용의 조사에서 ‘성격차이(28.6%)’, 배우자의 ‘외도(25.2%)’, ‘경제문제(22.8%)’였던 것에서 많이 달라진 결과라고 합니다. 이전에는 성격 차이가 가장 우선적으로 이혼이나 별거의 원인이었으나 최근에는 경제문제가 성격차이보다 우선하여 이혼이나 별거의 원인이 된다는 거죠. 적어도 여자들에게는…
아마도 갈수록 어려운 경제환경에 따른 영향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도 되지 않은 2.96%였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저성장기를 맞게 되면서 우리들의 삶이 경제적으로 팍팍해졌다는 반증이 아닐까 합니다. 자본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는 분명 중요한 가치의 하나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문제로 이혼을 한다는 것이 과연 최선일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개별 사안을 모르고 함부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경제문제만으로 이혼을 결심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는거죠. 왜냐하면 우리 주위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맞게된 부부들이 서로 힘을 합쳐 그 역경을 극복하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가정의 행복을 찾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인 문제가 우선시 되는 원인이겠지만 그런 환경을 어떻게 관조하고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부부간의 시각 차나 대화의 단절이 이혼을 초래하게 만든 더 근본원인은 아니었을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아무튼 자본이 힘인 작금의 세상에서 경제는 중요한 가치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대만족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과 그러한 불만족에서도 부부가 함께 그 역경을 헤쳐나가려는 공동의 노력과 대화가 있을 때 행복은 파괴되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분명한 것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환경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삶을 함께 만들어 갈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