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청인 학생들의 인성교육 강화에 힘쓰겠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문용린 교육감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정•약•용 프로젝트’입니다. 정직, 약속, 용서의 첫 글자를 딴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로 하여금 적어도 정칙, 약속, 용서를 할 줄 아는 인성을 함양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를 위해 일선 학교별로 모범 행동을 정한 뒤 학교 생활 속에서 실천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입니다.
입시위주 성적위주의 교육에서 인성을 중시하는 정책은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할만한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그 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여겨졌던 인성을 다듬는 교육정책은 매우 바람직한 조치라고 생각됩니다. 교육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 중의 하나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성숙한 시민을 양성한다는 것임을 감안할 때 인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교육 현장에서 당연히 다루어져야 할 부문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약용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우려되는 바가 있습니다. 그것은 문화 정착이라는 측면에서 이 프로젝트만으로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인성을 함양한다는 것은 학생의 신분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바람직한 의식구조와 행동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실행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학생 문화의 하나로 정착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문화로 정착되어야 자연스럽게 준수하고 실행으로 옮기기 때문입니다. 인성을 내면적으로 함양한다는 것은 이해의 차원이 아니라 실천으로 실행으로 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약용 프로젝트도 실천으로 유도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의 성공은 이 세 가지의 인성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게 만들고 이를 문화로 정착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문화는 의식개혁만으로도 정착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효과적인 방법은 제도와 시스템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의식을 일깨우고 유도한다고 쉽게 문화가 정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대부분의 훌륭한 문화들은 의식과 더불어 제도와 시스템을 병행하여 작동시켜 정착되어 왔음을 볼 때 이런 접근방법은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인성을 함양코자 추진하는 정약용 프로젝트도 학생문화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의식을 일깨우는 유도에 국한해서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제도와 시스템이 병행되어야 성공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