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친밀한가를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거리입니다. 친밀한 관계의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매우 가깝습니다. 반면 관계가 친밀하지 않거나 별 의미가 없는 사람 사이에는 가깝게 다가가기 어려운 거리가 존재합니다.
이는 단지 기본적으로 관계가 친밀한가 아닌가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관계에서도 적용됩니다. 사랑할 때는 거리가 매우 가깝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사이가 조금 소원해지면 그 만큼 거리가 멀어지게 됩니다.
사람과의 관계와 거리를 연구한 학자가 있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포함하여 여러 대학에서 인류학을 가르쳤던 에드워드 티 홀(Edward T. Hall)이 바로 그 분입니다. 에드워드 티 홀은 미국 중산층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한 연구에서 사람과의 관계와 거리를 수치화하여 발표하였습니다. 그에 의하면 친밀한 거리(Intimate Distance)는 46㎝로 가족이나 애완동물, 가까운 친구를 위한 거리입니다. 이 거리에서 사람들은 애정을 느끼고 안정감을 확인합니다. 두번째 개인적인 거리(Personal Distance)는 46㎝에서 1.2m로 친구나 면식이 있는 사람간의 거리입니다. 보통 악수는 이 거리에서 행해집니다. 세번째 사회적인 거리(Social Distance)는 1.2m에서 3.7m로 공식적이고 사업적인 관계에서 행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 공적인 거리(Public Distance)는 3.7m이상으로 나와 관계없는 사람들과의 거리를 말합니다. 정확히 이 거리들이 우리나라에도 적용이 가능한지 그리고 그 수치화된 구분처럼 엄격하게 분류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간의 물리적인 거리는 분명 친밀함의 정도를 드러내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런데 거리는 사랑의 관계를 결과로 표현한 것이지만 역으로 거리를 통해 관계에 친밀함을 불어 넣을 수가 있습니다. 관계의 친밀함에 따라 거리가 줄거나 늘지만 반대로 거리를 줄이면 관계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혹시 가족 누군가와 더 친밀한 관계를 원한다면 거리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할 수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는 거리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그러한 안정감을 통해 애정이 복원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