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해지는 가정폭력에 대해 정부가 종합대책안을 발표하였는데 주로 폭력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담고 있습니다. 주요한 내용을 보면 우선 가정폭력이 신고되면 경찰관의 출동을 의무화하고 폭력 가해자가 경찰관의 현장출입 및 조사나 접근금지명령 같은 긴급임시조치를 거부할 경우 과태료를 물리도록 했다고 합니다. 가해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상습범이나 흉기를 이용한 경우는 구속수사를 한다고 합니다. 특히, 이주여성과 어린이, 장애인에게 폭력을 휘두른 가해자는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키로 한다는 소식입니다. 그리고 보복성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피해자가 자녀들과 마음놓고 계속 생활하도록 가해자의 자녀면접교섭권을 제한한다고도 발표를 하였습니다. 또한 가정폭력 가해자를 피해자와 별도 시설에 감호위탁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거나 초범인 경우도 적극적인 보호처분을 통해 교육•상담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강력한 조치들이 발표가 되었는데 그 이면에는 한동안 감소하던 가정폭력이 유형도 다양해지고 신고 건 수도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008년 1만1천461건이던 가정폭력범 검거 건수는 2010년 7천359건, 2011년 6천848건으로 줄었다가 작년에는 8천762건으로 전년보다 27.9%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합니다. 2008년 7.9%였던 가정폭력 재범률도 지난해 32.2%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특히 기혼여성 신체폭력 피해율(2010년 기준)은 15.3%로 영국(2007년)과 일본(2004년)의 3.0%보다 5배 이상 높은 현실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간적으로 보면 피해자의 48.2%가 10년 이상 피해를 당하는 등 가정폭력의 평균 지속기간이 11년 2개월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정되고 안락해야 할 가정에서 폭력이 발생하는 것은 그 어떤 폭력보다도 엄격하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사생활이라 치부하고 이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가정은 그 어떤 경우에도 회피나 도피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폭력의 후유증은 세대를 이어 계속 이어져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였던 자녀가 이후 성장하여 가해자가 되거나 피해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정부의 이번 종합대책이 어떤 실효를 거둘지는 모르겠으나 정부의 강력한 정책에 의해서가 아니라 가족을, 특히 자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스스로 엄격히 통제하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족은 탈퇴가 불가능한 세상에서 가장 안락한 공간이 되어야 하고 그 속에서의 경험이 모든 사회생활 그리고 인생의 출발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