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앙일보는 2013년도 고교별 수능성적을 뉴스로 발표하였습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2013학년도 수능의 점수별로 어느 고등학교가 우수한 점수를 받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내용이 있었지만 간략하게 말하면 표준점수가 높은 고교 100곳을 추린 결과 상위에 해당하는 고교에서 평준화 지역의 일반고는 5곳에 그쳤다는 것이었습니다.
상위 100개 고교를 유형별로 보면 외고•국제고 등 특목고가 가장 많은 41곳을 차지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가 35곳, 자사고 14곳, 평준화 지역 일반고 5곳, 자율형공립고 2곳, 종합고 2곳, 특성화고(전문계고) 1곳 등이었다고 합니다. 이 중 평준화 지역 일반고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는 거의 모두 전국 혹은 시•도 단위로 신입생을 직접 선발하는 고등학교라고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자사고 확대 정책으로 평준화 지역 일반고의 수능 약세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라고 이 뉴스는 말하고 있습니다. 교육에서 경쟁을 우선시한 정책이 수능의 결과로 나온 것 같습니다.
세상을 사는 것은 경쟁의 연속인 것은 분명합니다. 경쟁을 통해 개개인의 역량도 향상된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쟁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입니다. 치열한 경쟁은 필요하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존재가 전제가 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더불어 산다는 전제가 누락된 경쟁은 다른 사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거나 적의 개념으로 인식할 수가 있습니다. 경쟁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더불어 사는 사회는 붕괴되고 말 것이고 그런 경우 경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경쟁 이전에 더불어 사는 사회의 존속과 유지를 먼저 인식하고 체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가르침을 학교가 우선하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성적지상주의에 입각하여 학교를 서열화하고 이 서열화된 구조 속에서 상위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면 인생의 낙오자로 여기는 작금의 풍조는 본말이 전도되었다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가 없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인성은 배제된 채 성적으로만 줄을 세우고, 그 줄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모양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을 생각 생각하지 않은 경쟁을 교육 정책에서 앞서 조장하고 있는 듯 하여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과연 이런 현상이 맞는 것인지 명확한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더불어 사는 사회의 전제 속에서 경쟁이 이루어지는 방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