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 대해 부모가 갖는 기대 중의 하나는 자녀가 리더가 되는 것일 것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바라는 리더 역할의 궁극적인 모습은 사회생활에서입니다. 사회생활을 통해 개인적인 삶의 성공여부가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부모는 우리 자녀가 미래의 사회생활에서 리더가 되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자녀를 교육시키고 올바르게 자라도록 훈육하는 것도 모두 이러한 희망을 실현하려는 의지의 표상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살아온 인생을 비추어보면 리더가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는 심대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부모들은 뼈저리게 느낍니다. 리더 역할로 갖게 된 인생에 대한 높은 자부심은 물론 리더에게 주어지는 온갖 혜택은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근본 요소라는 것을 체득해왔습니다. 리더가 됨으로써 갖게 되는 이런 내재적인 보상과 외재적인 보상이 자녀로 하여금 자신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조망할 것이라고 단정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런 삶을 살아가는 자녀를 봄으로써 부모의 역할을 다한 보상을 받는다고 확신합니다. 한마디로 자녀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 한평생을 바치는 부모 입장에서 자녀가 리더가 되는 것은 자신들의 삶이 성공적이었다는 확실한 결과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성장하는 자녀에게 리더가 되는 여러 요건들을 적극적으로 알려줍니다. 그것을 체화하도록 강조합니다. 물론 그 중의 첫 번째가 성적입니다. 좋은 학교를 나와야 리더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이 사회가 학벌사회라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학벌이 좋은 사람들이 더 빨리 이 사회의 리더가 되는 것을 봐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리더가 되는 가장 기본적인 자격이라고 생각하고 온갖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좋은 성적으로 좋은 학교를 보내는데 모든 정력을 쏟고 있습니다. 부모 삶을 희생해서라도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는 것을 필생의 과업이라고 여기는 듯까지 합니다. 이것을 잘못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성적으로 좋은 학교를 나왔다 해도 혼자서는 될 수 없는 것이 리더입니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그를 리더로 추앙하는 사람들이 존재해야 합니다. 추앙하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우리는 리더라고 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리더의 전제인 것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절대적인 숫자로서의 사람과 추앙이 그것입니다. 사람 수가 어느 정도 확보되고 그 사람들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도 리더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런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우리는 진정한 리더라고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추앙이 있는지의 여부를 가지고 진정한 리더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자녀가 진정한 리더가 되기를 희망한다면 성적에만 국한해서 볼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최근 소개되었습니다. 사교육 업체인 아이스크림 홈런의 초등학습연구소가 전국 초등학생 2만 311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였습니다. 주된 내용은 ‘반장의 역할과 자격’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우리 자녀가 미래 사회에서 이들과 경쟁하여 리더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 결과는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더군다나 미래 사회생활의 리더로서 뿐만 아니라 그 과정으로서 학교생활에서의 리더 경험을 원한다면 반드시 새겨 봐야 할 내용인 것 같습니다.
먼저 왜 반장이 되고 싶은 가에 대한 답변입니다. 31%가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여서’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이어 ‘교우관계가 좋아진다’와 ‘어려운 친구를 도울 수 있다’가 각각 24%로 뒤를 이었습니다.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한 학생은 13%였고, ‘멋있어 보여서’와 ‘부모님이 원해서’라는 답변은 각각 2%였습니다. 이런 답변은 초등학생이 리더십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부모보다는 또래에서 인정받기를 원하는 모습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는 것이 주관사의 설명입니다.
두 번째 이 설문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생각되는 반장이 되기 위한 필요한 자격입니다. 42%가 ‘경청’을 첫 번째 조건으로 꼽았습니다. 그 뒤를 이어 준법정신(35%)입니다. 이후 사교성(14%), 성적(4%)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감과 인기가 각 2%였습니다. 또한 반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64%의 학생이 ‘규칙을 지키도록 이끌어 주는 사람’이라고 답했고 ‘소외되는 친구가 없도록 하는 사람’이란 답변도 19%였습니다.
부모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성적에 의한 리드가 아니라 규칙을 지키도록 이끄는 사람으로서 리드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런 리더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자격으로서 경청을, 그리고 뒤이어 준법정신을 꼽은 것입니다. 성적은 4%정도의 미미한 수준의 자격으로 나왔습니다.
비록 초등학생들의 답변이지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우리 자녀로 하여금 리더가 되기를 희망한다면 성적도 중요하지만 경청을 잘하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할 것이라는 시사점입니다.
어떻습니까? 이 사회의 진정한 리더가 될 우리 자녀는 지금 경청을 잘하고 있나요?
그리고 경청 잘하는 자녀는 경청 잘하는 부모가 만든다고 하는데 우리 부모는 어떤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