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하다 보면 자신이 잘못을 하고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을 적지 않게 보게 됩니다. 어떤 학생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죄책감을 가지는 반면 어떤 학생들은 같은 잘못에도 불구하고 전혀 죄책감을 갖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부모와의 대화시간을 갖습니다. 자녀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내용도 내용이지만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잘못 후의 상황을 중점적으로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이는 단지 학교생활에서뿐만 아니라 향후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잘못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잘못을 통해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부당함을 깨우치고 다시는 동일 혹은 유사한 잘못을 저지르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그것이 한 사람의 인격을 고매하게 만드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잘못에서 교훈을 얻는 첫 번째의 단계가 바로 죄책감이어야 합니다. 자신의 행동이 자신이 지향하는 도덕적, 태도적 기준에 비추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비로서 교훈을 얻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학생의 부모와 대화를 하다보면 자녀의 그런 행동이 왜 잘못이냐고 오히려 반문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실제로 자신의 기준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잘못인지 아닌지를 모르고 그러는 것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잘못한 행동에서 죄책감을 느끼고 그러한 죄책감 속에서 교훈을 얻어야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고, 그러한 태도와 행동들이 사회 속에서 인정받고 존중받는 구성원의 역할일텐데도 말이죠.
죄책감은 자신이 가진 도덕적 기준에 비추어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죄책감은 대부분 부모의 영향으로 그 수준이 결정됩니다. 성장과정에서 부모가 보인 도덕적 기준을 내면화하여 자신의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서 스스로 자신을 비난하는 자기처벌적 감정이 죄책감이기 때문입니다. 성장과정에서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 부모가 취한 조처에 따라 아이들은 잘못에 대한 판단 기준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런데 일부 학생들은 도덕적 기준, 윤리적 기준을 부모에게서 배우지 않으니 무엇이 잘못인지를 모르고 행동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정한 규칙으로 도덕으로 윤리로 이를 바로 잡으려 하면 이를 인정하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그 부모가 선생님의 조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자녀가 저지른 잘못을 아니라고 두둔한다면 이 학생의 도덕적 기준, 윤리적 기준은 어떻게 될까요? 지금은 학생으로서 커다란 문제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사회에 나가서 소위 상식이라는 관점에서 도덕과 윤리를 그리고 더 나아가 법의 기준을 달리 이해하고 행동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갖고 다시는 같은 잘못을 하지 않겠다는 교훈을 얻고, 그래서 사회에서 공통으로 바라는 도덕과 윤리의 기준에 합당하게 행동하는 일, 부모의 가르침에서 시작된다는 사실 이해하였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