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할로윈 데이에는 할로윈 분장을 한 아이들이 집들을 방문하면 그 애들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런데 1976년도에 이 할로윈 데이에 아주 재미있는 실험이 있었다고 합니다. 할로윈 데이에 집으로 찾아온 아이들에게 ‘사탕을 하나만 가져가야 한다’고 말한 후 주인이 자리를 비웠을 때 몇 개나 집어가는가에 대한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사탕을 하나만 가져 가야 한다고 말하고 사탕을 가득 담은 통을 두고 주인이 자리를 비우는 것은 같았지만 상황은 두 가지로 나뉘어 진행하였습니다. 하나는 사탕 통을 그냥 집 벽 앞에 두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사탕 통을 놓아 둔 집 벽에 거울을 설치하는 것이었습니다. 거울이 있느냐 없느냐만이 상황적인 차이가 있었을 뿐 사탕이 가득한 통, 하나만 가져가야 한다는 주인의 말, 그리고 자리를 뜬 것은 똑 같았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어떤 행동의 차이를 보였을까요? 거울이 없는 경우 많은 아이들이 두 개 이상의 사탕을 가져갔지만 거울을 설치한 경우에는 두 개 이상을 가져간 아이들의 수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합니다. 이 실험은 자신의 행동을 자신이 볼 수 있을 때 자신의 원래 양심에 따라 행동하게 될 확률이 높다는 단편적인 결과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실험은 이미 1902년에 Charles Horton Cooley이라는 사회학자가 제시한 거울자아(looking-glass self)를 입증한 실험으로도 인용되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울을 인간관계에서의 타인으로 확장하여 거울 속에서 나를 보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우리를 볼 때 우리의 태도나 행동을 관리한다는 것으로 말이죠. 물리적인 거울은 우리 자신을 말하지만 인간관계에서 거울은 타인이 우리에게 어떻게 대해주느냐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인간관계에서 남들이 바라보는 것, 기대하는 것, 판단하는 것에 따라 우리 태도와 행동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질까를 고민하고 살아가는 우리는 따라서 그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기대하고, 판단하는가에 따라 인격이 형성됩니다. 특히 성장기의 아이들이나 청소년기 이러한 거울자아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들이 상대하는 다른 사람-거울-에 어떻게 비추는가에 따라 인성이 형성됩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가장 일차적이고 깊숙한 관계는 바로 부모와의 관계입니다. 따라서 부모들이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기대하며,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모들이 자녀를 보아주고 인정해 주는 대로 만들어져 간다는 의미입니다.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이유입니다.
우리 자녀가 부모의 기대와 다를 때 그들의 잘못을 책망하기 전에 우리 자녀의 거울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