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의 모 신문사가 초등학교 6학년생 95명을 대상으로 ‘나에게 영어란 ○○○이다’라는 문장의 빈칸을 채워달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에 답한 내용을 보면 “지옥, 고통, 걸림돌, 하기 싫은 것,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는 것, 쓰레기, 거부하고 싶은 언어, 악마, 평생의 감옥, 죽을 때까지 같이해야 하는 힘든 존재, 자유 빼앗기는 것,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와 “미래, 행복, 재미, 내 인생에 중요한 과목, 희망, 성공, 에너지, 발전의 발판, 외국과의 소통”과 같은 긍정적인 단어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비율을 보면 부정적인 답변을 말한 학생은 34명, 긍정적으로 말한 학생은 33명으로 거의 같은 비율로 양극단이 나뉘었다고 합니다.
영어공부를 하고 싶은지에 대한 물음에는 영어공부를 하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50%였다고 합니다. 영어공부를 하고 싶지 않은 이유의 첫 번째는 ‘처음에는 영어에 흥미가 있었지만 너무 많은 공부를 시키다보니 흥미가 떨어져서’였다는 대답이었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질문과 이에 대한 응답이 있었는데 관심이 가는 질문과 응답 중의 몇 가지는 이렇습니다.
영어공부를 왜 하느냐는 질문에는 ‘부모님이 해야 한다고 하니까’가 가장 많았고, 집이나 학원에서 영어공부로 마음에 상처가 됐거나 기분이 나빴던 말에 대한 응답에는 “부모님이 ‘넌 백점도 못 맞니? 쯧쯧 영어학원 좀 다녀라’고 했을 때”, “학원선생님이 나를 보면서 한숨 쉬고 ‘어떻게 그렇게 못할 수 있니?’라고 했을 때”, “영어 단어 다시 외워오라고 할 때” “나는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부모님이 ‘영어를 못하니까 과외를 할까? 아니면 집에서 제대로 하든가’라고 말했을 때”, “학원선생님이 영어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차별할 때” 등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이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대체적으로 몇 가지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우리 초등학생들이 영어공부로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영어공부의 필요성은 인식하는 것 같으나 스스로가 원해서 하는 자기목적적인 학생은 소수로 보입니다. 그런데 가장 큰 시사점은 영어공부가 하기 싫거나 흥미가 떨어지는 이유는 대부분 주위 사람들인 부모나 학원선생님이 어떻게 피드백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공부를 시키다 보니 흥미를 잃는다’는 대답이나 영어공부로 상처가 입었다고 말한 대답을 보면 부모님이나 학원선생님이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거나 차별할 때라고 답한 것을 보면 말이죠.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의 영어공부에 많은 투자를 합니다. 그리고 투자 이상의 영어실력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우리 자녀의 영어실력은 기대만큼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부정적인 언사로 자녀를 책망하거나 비난하면 안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스트레스 받는 영어공부에 대해 부모가 잘못한다고 꾸중하고 한숨쉬고 비교할 때 더 움츠려들고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답변을 최근의 설문에서 한 것입니다.
따라서 비록 기대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긍정화법으로 격려하고 의지를 불태우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그럴 때 영어가 지옥, 고통, 걸림돌, 하기 싫은 것,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는 것, 쓰레기, 거부하고 싶은 언어, 악마, 평생의 감옥, 죽을 때까지 같이해야 하는 힘든 존재, 자유 빼앗기는 것,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미래, 행복, 재미, 내 인생에 중요한 과목, 희망, 성공, 에너지, 발전의 발판, 외국과의 소통 등과 같은 긍정적인 그러면서 함께 가는 친구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