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태안의 한 해수욕장에서 어제 안타까운 참사가 벌어졌다고 합니다. 모 고등학교 2학년 학생 198명이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여했다가 5명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이들은 사흘 일정으로 사설 훈련 캠프에 참가를 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사고 경위가 정확히 어떤 지 아직 모르겠지만 현재까지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상황에서 바닷가에서 무리한 훈련을 받다가 물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훈련이란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화합과 정신력을 고양시키는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훈련도 생명에 위협을 주는 훈련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훈련의 목적은 인간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것입니다. 생명을 보유한 인간으로서의 삶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훈련을 이유로 생명을 앗아가거나 그러한 위험 속에 몰아넣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채 펴보지 못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바닷가에서 훈련을 하면서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았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사지의 경험을 훈련의 최고의 가치로 여긴 캠프의 정신인지, 아니면 안전에 대한 소위 불감이 타성으로 체화되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 어떤 것도 용납되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짧은 해외살이의 경험에 의하면 그곳에서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훈련이 있었지만 이러한 무리수를 두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 어떤 목적도 안전을 우선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팽배해져 있다는 것을 체험할 수가 있었습니다. 안전에 대한 조그마한 우려도 있을 경우 계획된 훈련을 변경하든지 심지어 취소를 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아왔습니다. 훈련도 삶을 전제로 필요한 것이고, 그 삶은 안전이 담보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왜 이러한 극히 당연한 사실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지 못할까요? 매번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면 호들갑을 떨고 방책을 강구한다고 하지만 또다시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합니다. 인명의 존귀함을 모르지는 않을텐데 대체 뭐가 잘못된 것일까요? 실로 안타깝고 통탄스러운 뉴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