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취업포탈에서 최근 직장인 남성 1,215명과 여성 902명을 대상으로 결혼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였다고 합니다. 조사 결과 남성의 82.7%는 ‘결혼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반면 여성의 65.5%는 ‘결혼이 직장생활에 걸림돌이 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결혼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남성에게 그 이유를 물어본 바 '책임감으로 더 열심히 일할 것 같아서'를 필두로 '심리적으로 안정돼서', '내조를 받을 수 있어서', ‘저축 증대 등 경제적으로 안정돼서' 등의 순서로 답을 했다고 합니다. 반면 여성들이 결혼을 직장생활에 걸림돌로 생각하는 이유의 첫 번째는 '가사와 육아에 대한 부담’이고, 그 다음으로는 '직장에서 기혼자에 대한 배려가 없어서', '챙겨야 할 것이 많아져서', 그리고 ‘경력단절이 생길 수 있어서' 등의 순서였다고 합니다.
결혼과 직장생활의 양립에서 남성과 여성의 관점 차이를 잘 보여준 설문조사라고 생각됩니다. 남성은 결혼이 직장생활에 도움을 주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는 반면 여성은 오히려 직장생활에 저해되는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결혼을 통해 안정과 내조를 기대하는 남성은 결혼을 직장생활의 보완재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여성은 결혼과 직장생활의 안정적인 양립이 어려운 대체재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보완재로 생각하는 남성의 경우 결혼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많겠지만 대체재로 생각하는 여성의 입장에서는 직장생활을 우선시 할 경우 결혼이 장애라고 인식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 같습니다. 결혼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남성은 결혼생활에서 기대하는 바가 많겠지만 반대로 개인의 발전 혹은 자아실현을 위해 직장생활을 우선시 하는 여성의 경우는 그러한 남성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가 없을 것입니다. 한편은 결혼을 통해 무엇인가 기대를 하고 다른 한편은 그것이 자신이 추구하는 직장생활에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면 갈등은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내조를 말하면서 희생을 강요하게 되고, 입장에 대한 이해를 말하면서 포기를 강요하게 될 것입니다. 결혼에 대한 기대가 다르고 그 기대를 충족할 수 없는 각각의 입장이 존재하니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갈등을 맞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혼이란 상대방을 위해 독립적인 한 주체의 무분별한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주체로서 성장하고 발전하려는 개인이 가진 원초적인 바람을 꺾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는 결혼 이전에 독립적인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두 남녀가 모두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 결혼에 갖는 각각의 다른 관점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통해서 얻으려는 각각의 목표가 무엇인지와 결혼생활을 통해서 추구하는 각각의 목표는 또한 무엇인지를 서로 드러내고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로가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함께 할 것은 함께하여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이 결혼의 중요한 일부이기도 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