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모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6세까지의 유아를 대상으로 영어반을 개설한 학원은 전국 1천48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한 달 평균 교습비는 하루 4시간 이상인 경우 57만 3천원, 하루 4시간 미만의 경우 26만4천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교습비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많습니다. 4시간 이상을 기준으로 평균 교습비가 가장 비싼 지역은 제주로 91만5천원이며, 서울이 78만5원, 울산이 76만8천원의 순이며 가장 낮은 지역은 경남으로 38만8천원이었습니다. 이 자료를 제출받은 국회의원은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영어교육도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글로벌세계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언어인 영어를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여겨집니다. 거기에 중학교부터 시작하여 10년 이상 영어공부를 하였음에도 영어 한마디를 자신있게 할 수 없었던 부모들의 안타까움을 생각하면 자녀들에 대해서는 어린 나이에 영어공부를 시키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더불어 언어란 가급적 어린 나이에 학습하는 것이 쉽게 습득한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조언을 감안하면 이해가 됩니다. 어린 아이에게 하루 4시간 이상 영어 공부를 시키고 한 달 평균 57만원을 지불하는 사회적 현상 말이죠.
그 누구도 이러한 투자를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의 세계는 영어가 일상화된 언어가 될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필요한 지식과 정보의 대부분이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지식 정보 사회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영어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환경을 예견하고 어린 나이부터 영어사용 환경에 익숙하게 만드는 교육을 나무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우려하는 것은 부모의 과도한 욕심과 희망으로 아이들이 영어공부에 오히려 두려움이나 스트레스를 갖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영어공부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적지 않은 학생들이 영어 공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부정적인 의견들 중 영어는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너무 강요하기 때문에 싫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중학생과 유아는 다르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유아기 때의 학습에 더 많은 흥미 요소가 필요합니다. 유아들의 행동은 흥미가 기본이 되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집중도 역시 흥미와 깊은 관련이 있어 흥미가 떨어진다 싶으면 곧바로 다른 것에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유아기의 공부에 흥미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영어공부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유아기에 영어공부를 시키는 이유는 영어에 흥미를 체득하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흥미만 있으면 집중하는 시기인 유아기에 영어에 흥미를 갖게 하여 성장하면서도 이를 체화하도록 하자는 것이 주된 목적일 것입니다. 따라서 유아 영어를 가르치는 학원을 선택할 때에도 이점을 주된 선택요인으로 감안해야겠지만 학원 이외의 시간에도 아이가 하는 영어에 흥미를 느끼도록 하는 부모의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학원에서의 시간 보다 더 많은 시간을 부모가 함께 하기 때문이고, 학원에서 흥미를 느끼는 학습법으로 교육을 한다해도 집에서 영어에 대해 아이가 스트레스를 느끼면 이는 더 큰 부작용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유아기 영어공부, 잘 못되었다고 할 수 없지만 세심한 준비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