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 자녀가 체벌에 관한 얘기를 하면서 예를 든 내용입니다. 해당 자녀가 했던 얘기의 모든 단어를 정확하게 옮길 수는 없으나 대충 이러한 얘기였습니다.
‘마주친 어르신에게 인사를 건성으로 하는 것을 본 엄마가 집으로 와서 전신거울을 갖다 놓고 그 앞에서 200번 정중하게 인사하도록 시켰다’는 것입니다. 이 체벌로 자신은 어른들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하게 되었다는 의미로 얘기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당해 엄마는 ‘체벌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며 ‘아이에게 매번 다른 체벌을 해야지 동일한 매나 잔소리를 늘어 놓아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예를 들었습니다. ‘성적이 크게 떨어지면 몇 대 맞을 것이라고 체벌을 사전에 정해 놓으면 안된다. 미리 정해 놓으면 성적이 떨어진 날 매맞을 생각만 하루 종일하며 집에 올 것이고, 성적이 떨어진 것 차제 보다는 매를 피할 것만 생각하고 반감이 늘어날 수 있다. 아이가 잘못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떻게 고쳐야 할까를 고민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고려하고 시도해야 한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체벌의 의미와 그 체벌에 대한 자녀의 수용과 인식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습니다. 당해 자녀의 엄마가 얘기한 것처럼 체벌 자체에 대해 두려움이나 반감을 갖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잘못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고칠까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체벌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다시 한번 공감하였습니다. 그리고 체벌의 효과는 체벌을 하는 주체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체벌을 당하는 객체의 관점에서 헤아려야 한다는 것 역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체벌은 좋다 나쁘다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는 대개 체벌을 하는 사람의 관점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체벌을 통해 태도나 행동이 바뀌어야 하는 대상은 체벌을 받는 객체입니다. 따라서 좋다 나쁘다의 판단은 체벌을 받는 객체의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좋다 나쁘다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구분이 아니라 합목적성에 근거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 효과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위의 이야기에서 해당 자녀는 엄마의 다양한 방법의 체벌을 충분히 납득하고 효과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 객체의 입장에서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방법에 따라 효과가 있음을 증명한 것이었습니다.
체벌은 상당히 민감한 이슈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만큼 개인에 따라 의견이 많이 나뉩니다. 꼭 그래야 했을까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고, 직접적인 매질을 통하지 않고도 가르침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체벌 없이도 자녀가 하는 부당한 태도나 행동을 교정할 수 있다면 이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하지만 체벌이 필요하다면 체벌을 받는 객체의 입장에서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헤아려 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체벌은 잘못에 대한 반성이나 재발방지가 목적이지 부모가 느낀 감정의 일방적인 폭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