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피그말리온은 고대 그리스의 Kyprus섬의 왕이자 아주 훌륭한 조각가였습니다. 조각에 남다른 재주를 가진 이 왕은 이상형의 여인을 상아로 조각하였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상아를 파고 갈고 다듬어 마침내 자신이 바라던 여인의 형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완성된 여인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흠뻑 빠져 버렸습니다. 자신이 만든 조각을 작품으로 보지 않고 연인으로 사랑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그 조각이 정말 인간이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미를 주관하는 신인 아프로디테에게 간청을 하였습니다. 그 조각이 진짜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말이죠. 그 소망이 너무 간절하여 아프로디테는 그의 소망대로 인간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바라던 것이 이루어진 것이지요. 이것이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하고 학문적인 표현으로는 자기충족적 예언(self fulfilling prophecy)이라고 합니다.
피그말리온 효과 혹은 자기충족적 예언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고 대하면 그 사람은 우리가 예측한대로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봅시다. A라는 여자가 있습니다. 이 A는 원래 소극적인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의 남자 친구 B는 A가 여자이기 때문에 소극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관계에서 다소 지배적으로 행동합니다. 여자 친구인 A는 B가 마냥 좋기 때문에 자기 의견을 내는 것을 가급적 참고 B의 얘기에 따라 행동합니다. 이런 시간이 점차 지나가면 B는 자신의 예측이 맞았다고 판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 A는 소극적으로 바뀌게 됩니다. 상대방이 이런 사람일 것이라고 믿고 상호작용을 하다 보면 상대방은 실제로 이런 사람으로 행동이 바뀐다는 것입니다.
이 피그말리온 효과 혹은 자기충족적 예언은 성장기 우리 자녀의 교육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부모가 자녀를 어떤 사람일 것이라고 믿고 그에 따라 상호작용 하느냐에 따라 자녀의 행동이 바뀐다는 것이죠. 부모가 자녀의 미숙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찾아 질책하고 꾸중하게 되면 자녀는 자신은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행동을 계속해서 하게 됩니다. 반면 비록 부모의 눈에는 아직 모자란 부분이 많이 눈에 띄어도 독립적인 인격체로 인정하고 믿는다는 인식을 강하게 주면 자녀는 부모가 인식하는 쪽으로 자신의 행동과 태도를 바꾸어 나갑니다. ‘네가 하는 일이 늘 그렇지. 쯧쯧’이 아니라 ‘나는 우리 아들/딸을 믿어.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거든’이란 표현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죠.
돌에도 사랑을 퍼부으면 사람으로 바뀌듯이 누군가에게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대한다면 그 사람은 그 사랑과 관심에 부응하는 태도와 행동을 한다는 피그말리온 효과. 우리 자녀와의 관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