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학생들을 상대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자아 형성을 감안하여 올바른 습성을 기르도록 가르침을 주려고 해도 거부하거나 반항하기 일쑤입니다. 그들 자신을 위한 조언이나 충고도 자신들의 생활에 방해로 인식합니다.
사춘기는 성호르몬 분비에 따른 신체적 생리적 급격한 변화와 더불어 엄청난 심리적 변화를 겪고 있는 시기입니다. 어른들의 보호 아래서 의존적으로 살던 이전의 생활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신을 찾는 혼돈의 시간입니다. 생활의 중심이나 시각을 ‘어른들과 함께’가 아니라 ‘어른들에게서 벗어난’으로 바뀌는 시기입니다. 또래 집단에 귀속되는 것을 선호하는 반면 어른들과는 얘기가 안통한다고 생각하고 거리두기는 물론 반항을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가정에서는 물론 학교에서도 그렇습니다.
사춘기를 겪는 학생들과 생활하다 보면 이들의 가장 근본적인 요구는 ‘자유’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신들도 다 컸으니 이제 내버려 두라는 것이죠. 선생님의 모든 관심이 간섭으로 여겨지고 필요치 않다는 것입니다. 자유를 주면 알아서 잘 해나갈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분명 사춘기는 독립적인 개체가 되기 위한 준비기이자 변혁기입니다. 따라서 성장에 필요한 당연한 과정의 하나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의 혼돈 속에서 얻는 배움을 통해 독립적인 주체로서 제대로 성장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사춘기는 당연한 과정이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자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이후 완전한 자유인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그들이 오해하는 부분을 명확히 지적하고 가르쳐 줄 의무가 선생님에게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배워야 할 많은 가르침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으로 요구하는 자유에 대해 얘기를 해 보려 합니다. 사춘기 학생들이 생각하는 자유는 방치에 가깝습니다. 자신들을 내버려 두라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삶 속에 관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유를 권리로 인식합니다. 머리가 컸으니 이제는 충분히 누릴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권리로서 자유를 보장하라는 것입니다. 학교가 정한 규율도 자신들이 누릴 권리에 대한 침해로 인식하여 거부감을 갖습니다. 이를 어기는 일부 친구를 영웅시 합니다. 권리의 확장에 용기를 가지고 행동했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자유에 대한 개념부터 이해하지 못한 사춘기스러운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학생들을 상대하면서 인식시켜주려는 자유에 대한 개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유는 권리가 아닌 ‘책임있는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자유가 권리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 권리는 선택을 할 때 얼마나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고, 그 선택이 가져온 결과에 대해 얼마나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발생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책임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한테만 부여되는 것이 자유라는 것이지요. 자유는 더불어 사는 사회 속에서 발생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권리로서의 자유와 책임있는 선택으로서의 자유에 대한 개념을 얼마나 이해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이에 대해 부모님 역시 얼마나 이해하고 자녀의 요구에 응대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 사춘기의 학생들이 머지 않아 독립적인 자유인이 될 것이고, 그들의 선택들은 더불어 사는 사회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들이 어떤 자유를 생각하며 행동할 것인가에 따라 인류의 행복을 논의하기 앞서 그들 자신이 얻게 되는 존경과 성공이 직결될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책임있는 선택으로서의 자유를 가르치고 있는데 우리 가정에선 어떤 자유를 가르치고 있는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