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희대와 중앙일보는 지난 6월부터 3 개월 동안 중학생의 인성 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여러 내용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얘기를 하자면 아이들의 인성이 위태롭다는 것이었습니다. 공부와 성적에 짓눌려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지 않기 일쑤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과 게임 등 자극적 반응에 길들여져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도 부족하다는 결론도 나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언제든 친구들로부터 왕따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고 있다는 결과도 내놓았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항목의 결과를 보면 정직(61.7점)이 제일 낮은 점수로 나왔습니다. 원하는 걸 위해서라면 거리낌 없이 거짓말을 하는 일부 어른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는 지적입니다. 이어서 배려(63.6점), 자기조절(64.3점), 법준수(68.8점), 협동(69.5점), 자기이해(69.9점) 등에서 70점 미만으로 낮은 점수를 보여 주었습니다. 반면 책임감(74.5점), 소통(75점), 공감(76.4점), 정의(81.3점)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항목 전체 평균값은 69.8점으로 전문가에 의하면 이 점수는 '미(美)'나 '양(良)'에 해당하는 낮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왜 중학생들의 인성이 우려할 수준에 이르렀을까요? 과연 이들만의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여러 원인들이 있겠지만 가장 커다란 원인은 부모들의 교육관과 그에 따른 행동이 아닌가 합니다. 치열한 경쟁사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 자녀만큼은 그 경쟁에서 패배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욕심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데 교육의 관점을 두기 보다는 어떻게 해서든지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위치를 얻는 방법만을 획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소수의 자녀만을 두다 보니 지나치리 만큼의 관심과 투자를 할 수 있어 이러한 교육관은 쉽게 아이들에게 전이되어 왔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칙, 배려, 자기조절, 법준수, 협동은 사라지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죠. 꼭 이러한 조사 결과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아이들의 모습은 교육현장에 매일 보게 됩니다. 그만큼 일상화가 되어 있고 체화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들이 원하는 우리 아이의 개인적 성공은 어디서 이루어질까요? 여러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아닐까요? 그러면 그 사회가 온전히 기능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인성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조사 결과에서 낮은 점수로 나오는 정직, 배려, 자기조절, 법준수, 협동 등은 우리 가족들과의 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