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무심코 던진 말이 자녀에게는 큰 상처가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잘 압니다. 자녀들은 어른들과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문장을 해석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녀와의 모든 대화에서 이를 감안하여 대화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말하기 전에 충분히 생각할 시간적 여유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자칫 자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심리학자 부부인 로리 젤링거 박사와 프레드 젤링거 박사는 언어에서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부모가 자녀와 함께 있을 때 해서는 안 되는 말 몇 가지를 표본으로 제시했습니다.
"잘 했어...라고 할 줄 알았지": 빈정대며 비꼬는 말은 무조건 삼가야 한다. 자녀와 직접 말을 나눌 때뿐 아니라 다른 어른과 대화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자녀들은 이 말을 어른들처럼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는다. 또 너무 어려서 빈정댄다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유아는 이 말을 칭찬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죽는다는 건 잠드는 것과 비슷한 거야": 자녀에게 말하기 꺼려지는 주제가 있다. 자녀가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거나 진실을 알면 충격 받을 수 있는 주제일 경우 그렇다. 죽음이 대표적인 예인데 부모들은 종종 죽음을 잠에 비유하곤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말할 경우 자녀들이 잠자리에 들기 두려워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겁내지 않아도 돼": 자녀들이 무서워하는 반응을 보일 때 부모는 자녀를 달래기 위해서 이처럼 말한다. 하지만 막연하게 두려워하지 말라고만 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무서워하는 건지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함께 모색하거나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입 다물어": 때때로 부모는 엄격해질 필요가 있지만 폭언이나 악담으로 자녀를 가르치려 해서는 안 된다. 자녀는 부모가 하는 행동과 말을 그대로 배운다. 자녀를 심하게 다그치면 자녀는 자신의 행동을 고치기보다 소리를 지르는 부모의 말투와 행동을 배우게 된다. 자녀가 올바른 행동을 하길 바란다면 부모 스스로 행동으로 보여주는 편이 좋다.
"더 이상 못 참아. 한 달 동안 외출 금지야": 마음에 없는 말로 경고하거나 협박하는 일도 주의해야 한다. 자녀에게 당분간 밖에 나가 노는 것을 금한다는 협박을 가하는 부모들이 있다. 하지만 진짜 외출을 금지시킬 마음은 없다. 단지 말을 듣게 하기 위해 으름장을 놓는 것뿐이다. 아마 다음날 화가 풀린 부모는 자녀가 밖에 나가 놀도록 허락할 것이다. 이처럼 지키지도 않을 말을 반복하면 자녀는 부모의 말은 진실이 아니라고 믿게 될 것이다.
이 밖에도 이 심리학자 부부는 학교나 교사를 부정적으로 표현하거나 외모를 비하하는 말 등도 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자녀와의 많은 대화에서 이러한 기본적인 내용들만이라도 하지 않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해야 하는 말도 중요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삼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어른들 사이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들일 수 있는 이런 이야기들이 자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하지 않는 습관을 가져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