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학의 한 연구관이 최근에 '학교폭력 가해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가정적 요인 연구'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논문에 의하면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서 학교 폭력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등학교6 학년과 중학교1 학년 학생들의 학교폭력 피해 유경험자 비율은 11.2%에 달했습니다. 중2 학생의 학교폭력 유경험자 비율은 9.8%이었고, 고 1학생의 비율은 3.9%이었습니다. 피해유형별로는 △언어폭력 남학생 42.2% 여학생 49.7% △폭행 등 물리적 폭력 남학생 24.5% 여학생 8.8% △SNS상 욕설 등 사이버폭력 남학생 14.4% 여학생 19.7% 등의 순이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학교폭력의 가해학생들이 가정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중점 다루었습니다. 학교폭력의 가해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면접을 한 것입니다. 면접 결과 가해학생은 가정에서 잦은 폭력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된 학생들이 가정의 어떤 요인으로 악영향을 받았는지도 조사하였습니다. 그 결과 크게 두 가지를 원인으로 도출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인성 및 가정교육 결여'로 80%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부모의 무관심과 방임 및 감독소홀'로 68.6%에 이르렀습니다. 순진했던 우리 자녀가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것이 인성 및 가정교육의 결여로 혹은 부모의 무관심과 방임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연구로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입니다.
어느 부모도 자녀가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가정에서 관심을 얼마나 기울이고 어떤 가르침을 주느냐에 따라 어느 순간 가해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가정에서 우리 자녀에게 어떤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교감하느냐가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폭력의 가해학생 부모 중 적지 않은 부모들이 자신들의 자녀가 원하지 않은 행동을 하게 된 요인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학교가 문제라거나 친구를 잘못 만나서 그렇다거나 심지어 사회적인 병폐를 탓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요인들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역할은 제외한 채 이러한 원인을 찾는 것은 문제 해결이나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폭력성의 시작은 가장 빈번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원되거나 치유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이와 관련하여 지적하고 싶은 것은 부모가 바라보는 가정에서의 우리 자녀의 모습과 학교생활에서 우리 자녀의 모습은 다를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가진 스타일의 영향으로 가정에서는 보이지 않던 태도와 행동을 학교에서는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부모가 미처 알지 못한 태도와 행동으로 학교에서 지적을 받게 되면 부모는 이에 대한 차이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단은 학교의 잘못을 질책합니다. 우리 자녀는 그럴 얘가 아니라는 강력한 주장과 더불어. 말이죠. 이런 경우 아무리 학교 생활에서 드러난 자녀의 태도와 행동을 사실로 얘기해도 부모는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자녀를 감싸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사실에 근거한 내용을 파악하여 차후 동일 혹은 유사한 태도나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 아닌가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학교폭력은 일과성에 그치지 않다는 것에,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도 연결될 수도 있다는 것에 문제점이 심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모르는 부모 역시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위의 연구에서처럼 그 원인이 가정에서의 교육이나 관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에 신경을 쓰는 부모는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만에 하나 자녀가 학교폭력의 가해행동을 했을 때 그 원인을 가정인 부모에서 찾아보려는 노력을 하는 부모는 또한 얼마나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