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이 모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 3명 중 1명은 학교 내 상담실 등에서 상담과 치료를 받고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2009년 자살학생 203명 중 상담을 받은 학생은 42명(20.7%)이었고, 2010년에는 148명 중 40명(27.0%), 2011년에는 151명 중 53명(35.1%), 2012년에는 142명 중 60명(42.3%)이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지난 7월 말까지 7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47.9%인 35명이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자살학생의 절반가량이 사전에 상담을 받았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 결과를 보면 학교 내 상담만으로 학생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아무리 학생들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예방을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죠. 달리 말하면 학생과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학교는 물론 친구 그리고 학부모들 모두가 포함됩니다.
성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학생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대부분 현실에 대한 어려움에 기인된 것이라기 보다는 그러한 현실에서 누군가로부터 관심과 위로를 받지 못할 때 이루어집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막다른 것 같이 보이더라도 누군가의 관심이나 위로가 있으면 상황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상황보다는 존재로서의 인정과 고민에 대한 위로 여부가 자살의 마지막 결정을 좌우한다는거죠.
그런데 이 인정과 위로의 크기는 학생이 평소 느끼는 존재 의미의 크기와 비례합니다. 생활에서 누가 자신의 실존에 많은 영향을 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의 상담이 한계를 가지는 것입니다. 평소 학생들의 생활에서 학교와 교사가 그들의 시각에서 존재 의미로서의 크기가 제일 크지 않았다는 반증입니다. 학생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예방하는데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인정과 위로는 그들이 존재 의미로 가장 크게 느끼는 사람에게서 나온다는거죠. 그리고 그 사람은 당연히 부모가 될 것입니다. 왜 부모가 학생들의 극단적인 선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여야 하는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가 되어도 채 인생을 펴보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학생은 상황이 어려워지면 선택의 다양함을 보지 못하는 연령 때입니다. 이런 때 누군가가 관심과 위로를 건네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이 인정받고 위로받고 싶어하는 그들에게 가장 큰 존재 의미인 부모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