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착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 것은 많은 부모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그런데 자녀가 착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이가 착하다는 공통적인 핵심기준은 부모의 말을 잘 따르고 그에 따라 얌전하게 행동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착하다는 평가의 주체가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자녀보다 먼저 세상을 경험하고 자녀를 키우는 위치에 있습니다. 자신들이 경험한 세상에 대한 경험을 근거로 자녀에게 가르침을 전수합니다. 그 가르침은 자녀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자신들의 가르침대로 살아야 자녀들의 삶이 행복해질 것이라는 것에 어떠한 의심도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부모들의 말을 잘 듣고 얌전하게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자녀들의 행복한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의 말을 따르고 그대로 행동하는 것이 착한 자녀이고 그런 자녀가 미래에 행복하게 된다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는 거죠.
아직 미성숙한 자녀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은 부모로서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특히 자신들이 살아왔던 세상이 향후 자신들의 자녀가 살아갈 여정이라면 먼저의 경험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당연하달 수 있습니다. 자신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자신들의 자녀는 가능한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부모로서의 바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부모들의 관점으로만 자녀의 착함을 예정하고 이를 강요할 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원하는 착한 자녀가 되기 위해 부모의 눈치를 지나치게 살피면서 자신을 내세우지 못하는 자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자신의 태도와 행동에 대해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스스로 구속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자녀가 ‘착한 아이 신드롬(The Good Child Syndrome)’일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착한 아이 신드롬에 빠지게 되면 자신의 태도와 행동의 정당성을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학교 숙제나 준비물을 빠뜨리는 등 단순한 잘못도 몹시 큰 잘못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심지어 자신은 잘못이 없는데도 다른 사람에게 사과를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실수를 해도 부모가 무서워 무조건 잘못했다고 합니다. 친구의 도움에는 거절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과 부딪히는 것이 싫고 무서워 상황을 회피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판단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도 않습니다. 사회 속에서 책임있는 자유인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며 가르쳤던 부모의 가르침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자녀가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바람입니다. 하지만 자녀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지금 당장 자녀와의 긍정적인 관계를 위해 습관적으로 자녀의 착함을 과도하게 강요하면 부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착한 자녀로서의 기준을 너무나 엄격하게 적용하면 안되는 것입니다. 착하다는 것은 자녀가 가진 자존감이 살아 있는 조건 하에서의 요구여야 됩니다. 자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마저 부모가 박탈하고 정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온 결과에 대해 공정한 피드백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주관을 자신있게 펼쳐 보이되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해악이 되는지를 살피는 배려가 있는지를 피드백 주는 것이 마냥 착함을 강조하여 신드롬에 빠지게 하는 것보다 나은 부모의 가르침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