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교육열이 높지만 우리민족 이상의 교육열은 물론 그 효과도 높은 민족이 있습니다. 바로 유대인입니다. 미국의 최고부자 40명 중 16명이 유대인일 정도로 경제적인 부에 탁월한 민족입니다. 인류가 존경하는 천재적인 석학들인 프로이트나 아인슈타인을 포함하여 많은 학자들이 유대인입니다. 뿐만 아니라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등 각 분야를 이끌어가는 이들도 유대인이 많습니다. 특히 1,600만명으로 전세계 인구의 0.2%밖에 되지 않지만 2013년까지 전체 노벨상 수상자의 22%가 유대인입니다. 2013년 발표된 12명의 노벨상 수상자 중 유대인이 6명으로 절반을 차지할 정도입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민족이라는 평가에 이의를 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세계2차대전의 홀로코스트 등 우리 민족이 겪었던 고난 이상의 고난의 시기를 겪었지만 어떻게 이렇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민족으로 성장하였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교육법에 주목합니다. 가장 오랜기간 가장 처절한 핍박에도 불구하고 모든 부문에서 훌륭한 인재를 키워낸 것은 그들의 독특한 교육 덕분이라는 것이지요. 교육이라면 우리도 그들에 못지않고 그들보다도 인구도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유대인만큼 결과를 맺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 주제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해보지 않아 깊이 있는 내용을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를 보면 우리가 반성하고 수정해야 할 내용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먼저 유대인들은 우리처럼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학원 교육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학원을 다닙니다. 학원이 교육의 일차적인 주체가 되어 버린 느낌입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에게 교육의 일차적인 주체는 부모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유대인의 정통적인 율법을 철저하게 가르치는 것이 근본입니다. 이를 통해 평생 살아가는 삶에 대한 자세를 가르칩니다. 학원에서의 지식을 배우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인성교육이 우선이라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질문을 통한 학습입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가 학교나 학원에 갔다 오면 “오늘 무엇을 배웠니?”라는 질문을 합니다. 반면 유대인들은 “오늘 학교에서 무슨 질문을 했니?”라고 물어봅니다. 전자의 물음이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의 진도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라면 후자의 물음은 자녀가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깨닫고 이를 채워나가는 자기주도식 학습을 하는지에 대한 파악입니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질문과 토론을 통해 입을 열고 하는 교육이냐, 아니면 입을 닫고 조용히 하는 교육이냐는 차이입니다. 어느 방식이 21세기에 적합한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방식인지는 명확한 것 같습니다.
세 번째는 외워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지혜를 깨닫는 공부입니다. 유대인은 자신들의 금과옥조라고 하는 탈무드에 대해서도 자녀에게 의견을 내놓게 하는 의식을 치룹니다. 남자아이가 13세가 되면 ‘바르 미츠바’라는 의식을 갖고 탈무드의 가르침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는 의견을 내놓아야 합니다. 기존의 해석대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왜 자신이 그렇게 해석을 하였는지 그리고 그러한 배경은 무엇인지를 스스로 깨달음으로써 지혜를 얻어가는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결론을 전제로 창조적인 인간으로 육성되는 것이지요.
네 번째는 앞서 얘기한 모든 것을 종합하는 것으로 교육이 다른 사람과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story telling)이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받아들이거나 혼자서 그 내용을 복습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복수의 사람들과 질문을 통한 대화와 토론을 하는 Story Telling의 과정입니다. 당연히 부모와의 story telling의 시간이 많아지고 이것이 교육의 근간이 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대가족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더불어 사는 것에서 배움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유대인의 교육법이 우리나라와 달리 효과적인 많은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그 어떤 것이 추가적인 차이점이라 해도 근본적인 것은 교육을 교육답게 한다는 것에 가장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교육은 더불어사는 사회를 살아가는 기본으로서 알아야 할 내용을 배운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은 일방적이고 개인적인 주입식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면서 깨닫는 시간이라는 거 말이죠. 그리고 그 교육 과정의 시작이자 주체는 부모라는 것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