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개 기관에서 각각 다른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각기 다른 이 조사의 결과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공통된 내용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먼저 취업 포털 ‘알바몬’이 대학생 510면을 대상으로 ‘취업 핸디캡’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을 조사하여 발표를 하였습니다. 취업 핸디캡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전체 85.5%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갖고 있는 취업 핸디캡은 일 인당 평균 3.2개에 달한다고 응답을 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우선적인 취업 핸디캡은 ‘영어 및 외국어 실력(52.2%)’이었습니다. 그 뒤를 이어 ‘해외 경험의 부재(38%)’, ‘출신학교(34.1%)’, ‘부족한 자격증(33.3%)’, ‘부족한 인맥(32.7%)’이었습니다.
자신들이 가졌다는 취업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학생의 단 12.6%만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반면 응답자의 약 절반(49.5%)은 ‘노력에 따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란 다소 기대 섞인 응답을 했으며 ‘사실상 극복하기 어렵다’는 비관적인 응답도 34.6%로 적지 않게 나왔습니다.
또 하나의 다른 설문은 강사전문 취업포털 강사닷컴에 의해 실시되었습니다. 강사닷컴은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1,741명을 대상으로 ‘주된 자기계발 영역’에 대한 설문을 시행한 것입니다. 주로 어떤 영역에서 자기계발을 하느냐는 질문에 ‘외국어 능력 향상’이 30.1%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자격증 취득’(24.8%), ‘직무관련 지식배양’(14.7%), ‘다방면의 책 읽기’(9.8%), ‘헬스’(7.3%), ‘기타’(5.2%), ‘재테크 공부’(4.5%), ‘노래 및 악기 배우기’(2.1%) 순으로 답을 했습니다.
구직 상태별로는 4년제 대학생이 가장 중요시 하는 자기계발은 ‘외국어 능력 향상’(43.3%)이었으며, 프리랜서는 ‘직무관련 지식배양’(26.8%)을, 자영업자는 ‘재테크 공부’(26.8%)를 1위로 꼽았습니다. 전체에서 1위로 나온 외국어에 대해 가장 배우고 싶은 외국어는 역시나 ‘영어’가 36.1%로 1위에 올랐습니다. 자기 계발 영역 중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어를 배우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는 ‘취업 및 이직’을 위해서라는 응답이 38.3%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해당 국가 문화에 대한 관심’(26.9%), ‘해외여행 시 용이해서’(18.4%), ‘업무 수행에 필요’(13.9%), ‘외국인 친구를 사귀기 위해’(2.5%) 순으로 응답이 나왔습니다. 외국어 공부방식으로 선호하는 것은 ‘독학’(27.7%), ‘온라인 강의 수강’(22.5%), ‘학원 수강’(21.0%), ‘외국인 친구 사귐’(10.6%), ‘스터디그룹 참여’(8.1%), ‘어학연수’(7.8%), ‘과외’(2.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가지의 설무조사가 각기 다른 목적과 취지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극명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그것은 대학생을 포함한 20세 이상의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영어는 취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 할 숙원과 같은 자격이라는 것입니다. 자취업 핸디캡에서도 영어공부가 1위를 차지했고, 자기 계발을 해야 하는 우선 영역에서도 영어공부가 1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잘 알고 있고 이 주저리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우리가 영어에 투자한 시간과 금전은 어마 어마 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취업을 가로막는 가장 힘든 핸디캡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직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그 동안의 노력과 투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기 계발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사결과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까요? 많이 있겠지만 배울 때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것 아닐까요? 학창시절 그 많은 시간적, 금전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입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더 나은 삶을 위한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현실을 도외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만약 지금 우리 자녀가 영어를 배우는 과정에 속한 학생이라면 이러한 조사 결과는 매우 주의 깊게 들여다 보고 적용점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자녀가 지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성공적인 사회 입성이나 더 나은 기회를 얻고자 할 때 장애로 작동하게 만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냥 학원을 몇 군데 보낸다고, 인터넷 강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전화영어를 하게 했다고, 영어 관련 책을 사주었다고, 그래서 우리 자녀가 영어를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마음을 놓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좋든 싫든 영어는 성공적인 사회 입성의, 그리고 또 나은 기회로의 진출의 중요한 요소임에는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설문 조사가 말해주니까요. 따라서 지금이라도 영어공부를 하는 과정의 자녀가 있다면 그들이 이후 지금 설문 대상자의 연령에 이런 같은 장애로 고민하고 스스로에 대해 자괴심을 느끼지 않도록 각별하게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자녀에게 더 많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일테니까요.
